아프간, 여성들 자살 인구 남성 자살 인구 추월하며 급 상승하다.

“내게는 헤로인 중독자인 사촌과 비참하게 결혼하거나 아니면 자살하거나의 두 선택지가 있었다.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같은 고백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을 시도한 18세 여성의 고백입니다. 그녀는 자살 시도했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러나 회복한 이후에 이 여성은 만약 다시 결혼을 강요당한다면 다시금 자살을 시도할 것이고, 반드시 실패하지 않겠다고 고백했습니다.

탈레반 정부가 자살에 관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자 언론과 비영리 기관이 직접 자살 실태를 파악했습니다. 세계적인 언론 가디언이 아프간 여성 미디어 잔타임스, 비영리 미디어 풀러프로젝트 등과 함께 아프간 내 공립병원과 정신건강진료소 약 3분의 1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8월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이래 자살하거나 자살을 시도한 여성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이한 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자살은 남성 자살을 앞질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자살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임을 감안 할 때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여성의 자살 인구가 남성을 추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임이 분명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보다 자살로 사망하는 경우가 두 배 이상 많습니다. 아프가니스탄도 공식 집계가 남아 있는 2019년까지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탈레반이 집권하기 전까지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스스로 자살했었습니다. 그런데 탈레반이 집권을 하고 난 뒤에는 여성의 자살율이 급속하게 높아진 것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경향은 아프가니스탄 내 인종 그룹과 지역에 무관하게 일관되게 나타난 현상입니다.

자살 사망자와 자살 생존자 4분의 3 이상을 여성과 소녀들이 차지했습니다. 가장 어린 여성은 10대 초반이었습니다. 자살을 부끄러운 일로 치부해 은폐하는 아프간 문화를 고려할 때 실제 여성 자살 현황은 이보다 더 암담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의 원인은 탈레반의 여성 탄압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탈레반은 여학교 폐쇄, 여성의 대학 교육 금지, 대부분의 노동 금지, 미용실 폐쇄, 공원 등 공공장소 출입 금지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모든 측면에 미치는 제한 조치를 잇달아 내놨습니다. 이와같은 과격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자 여성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슴니다.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도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 10명 중 9명은 어떤 형태로든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습니다. 탈레반 치하에서 강제결혼, 미성년자 결혼, 가정 폭력이 증가하며 특히 더 취약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이전 정권까지는 가정폭력 방지 입법이나 피해자를 위한 보호소 마련이 추진됐다면, 탈레반 이후엔 이러한 지원 체계까지 붕괴됐습니다. 샤하르자드 악바르 아프간 독립인권위원회 전 의장은 “가정폭력에 대응할 방법은 완전히 사라졌다. 여성들은 폭력을 견디거나 자살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레반 집권 이후 아프간 국민의 정신건강이 나빠졌다는 보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유엔 아프간 인권특별보고관도 아프간에 광범위한 정신 건강 문제와 여성들의 자살 증가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기도)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여성들을 보호하여 주시옵소서! 이 모든 불행을 일으키는 탈레반 정권이 속히 무너지게 하옵소서! 이슬람의 견고한 진과 테러집단의 폭정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